High Input Management

사람을 시간에 따른 환경의 함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수많은 자극을 입력받아 복잡한 피드백 구조로 처리하는 큰 상자와 같습니다.

사람을 시간에 따른 환경의 함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수많은 자극을 입력받아 복잡한 피드백 구조로 처리하는 큰 상자와 같습니다.

Block Flow Diagram - processdesign
Inputs = 외부 자극

많은 사람들이 함수의 내부구조를 개선하고자 노력합니다. 어떻게 더 잘 배울 수 있는지, 어떻게 더욱 효과적으로 사고하고 적응할 수 있을지. 이런 질문들은 중요하고도 어려운 한편, 이미 그만큼 많은 주목을 받는 주제입니다.

반면 외부 자극 자체에 대해선 그 중요성이 간과되곤 합니다. 아무리 좋은 함수를 갖추더라도, 결국 입력의 질이 낮다면 이를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성장(=적응)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들어오는 주변의 자극과 인풋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저는 제가 교류하는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주위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내리는 중대한 결정 중 상당수는 당시 근처에 누가 있었느냐에 좌우됩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서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자극이 사람 간의 언어 소통인 만큼 이는 당연할지 모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가 주위 사람에게 얼마나 영향받는지 인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고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 깊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내가 주변을 어떻게 조성하는지에 따라 미래의 내가 조각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는 외부 자극의 함수입니다.


사람만큼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자극이 하나 더 있습니다. 책과 텍스트입니다. 우리가 언어 소통을 얼마나 복잡하고 중요하게 처리하는지 생각해 보면 그 힘을 새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텍스트는 우리에게 물밀듯 밀려옵니다. 어떤 때는 공격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배적인 소음 속에서 신호를 올바르게 골라내어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텍스트를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의 상식에는 반하게, 보통 오래된 것이 새로운 것보다 좋고, 수동적인 것이 능동적인 것보다 좋습니다. 또한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삶의 중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고,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누군가의 메시지를 하나 따라야 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아마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됐고 실효성이 입증된 바 있는 조언을 찾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안티프래질은 처음 갖게 되는 직관과 달리 옛 것이 새 것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월한 정도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 <안티프래질>, 나심 탈레브

오래된 텍스트는 세월의 냉혹한 검증을 거쳐 살아남은 텍스트입니다. 현재에 책, 블로그 글, 뉴스레터, 영상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정보 중 15년 뒤에 살아남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극히 드물 것입니다. 이를 현재 시점에 적용해 보면 90년 가까이 베스트셀러로 살아남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링크드인에 누군가 적은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습니다. 2천 년 가까이 살아남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TV 프로그램의 어떤 전문가가 삶에 대해 말하는 내용보다 더 따를 만합니다.

악질의 메시지는 고품질의 텍스트에 비해 보통 금세 소멸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편입니다. 특히 정보의 파도를 넘어 우리에게까지 전달되는 정보는 전파력이 특징적으로 강할 것입니다. 그렇게 날카로운 목적성을 가지고 우리에게 도달하는 정보를 우리가 얼마나 신뢰해야 할까요? 만약 제가 돈을 걸어야 한다면, 우리가 나서서 조용하지만 오래 버틴 메시지를 찾아다니다 얻은 정보가 더 믿음직하다는 쪽에 베팅할 것입니다.

그리고 skin in the game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맹목적으로 따르기 이전에 발화자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철저히 따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 발화자는 그 메시지가 말하는 바를 실제로 적용해 결과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인지. 그러한 경험을 얼마나 오래 해왔는지. 그로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얻은 사람인지 검증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텍스트와 메시지에 대해서도 이에 준하는 수준의 깔때기를 씌울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지금, 이 글을 포함한 수많은 블로그 글과 SNS상에 떠도는 메시지들을 함부로 주워 담지는 않을 것입니다.

피험자들은 개인적으로 자신과 관련이 없는 주제에 대해서는 주로 교육 문제에 관한 화자의 전문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고, 이 경우 주장의 타당성과 상관없이 '전문가의 말은 진실'이라는 규칙을 적용했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자신과 관련이 있는(skin in the game인) 주제에 대해서는 화자의 전문성과 상관없이 주로 주장의 타당성이 판단 기준이 됐다. -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이제 우리는 어떤 정보를 선택적으로 취하면 좋을까요? 몇 가지 실용적인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받은 책을 찾기 위해 goodreads.com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13년에 아마존에 인수된 이 사이트에는 수많은 해외 서적에 대한 사람의 평가 정보가 누적되어 있습니다. 보통 평점이 4.0 이상인 책만을 읽으면 잘 실패하지 않습니다. 반면 여기서 평점이 4.0 미만인 책들은 우선순위를 낮추는 방법론을 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goodreads.com은 평점을 기반으로 책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 대체재로 goodreadsfilter.com에서는 평점 4.0 이상의 비즈니스 서적만 모아 보여주는데요. 이러한 리스트 상의 책을 먼저 골라 읽는다면 훌륭한 외부 자극의 관리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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