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사람을 조각합니다

찰리 멍거는 기대감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제언했다. 풍요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 특히 우리 주변에는 실제로 삶에 불가결한 요소가 결여되어 불행한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기대와 현실이 괴리되며 생기는 불행감이 우리의 행복을 위협한다.

  1.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에겐 상상력이 있다. 예를 들어 일반 동물은 실망은 할 수 있어도 후회는 하지 못한다. 부정적 자극에 대한 단순 반응인 실망을 넘어서려면, 상상이라는 고지능 행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 인간이 일반적으로 유지 가능한 사회적 관계의 최댓값은 150명이라고 한다(던바의 수). 이에 따르면 수천 수만 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부족, 마을, 도시, 국가가 형성되고 나아가는게 불가능해보인다. <사피엔스>에서는 인간의 상상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말한다. 국가, 기업과 같은 개념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3. 2023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찰리 멍거는 기대감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제언했다. 풍요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 특히 우리 주변에는 실제로 삶에 불가결한 요소가 결여되어 불행한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기대와 현실이 괴리되며 생기는 불행감이 우리의 행복을 위협한다.
  4. 이러한 기대는 인간의 욕망이 촉발하고, 상상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그 근원인 욕망을 억누르긴 어렵다. 식욕과 같은 욕구와 달리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근원인 욕망을 온전히 억제하면 싯다르타디오게네스와 같은 성인의 경지에 이른다. 그래서 심지어 기대가 충족되더라도 행복에 이른다는 보장은 없다(#).
  5. 욕망이 꼭 고통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그 과정인 상상과 그로 인한 기대는 수행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라 믿는다. 기대가 과도하여 사로잡힌 상태가 되면 고통이 된다. 그러한 상태를 스스로 인지해내고 경감하여 쾌락의 상태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과제가 남는다(#).

p.s. 빈지노

얼마전부터 기상음악으로 빈지노의 미발매곡 <PUT IT DOWN>을 유튜브에서 찾아 듣고 있다. 담담하게 힘을 빼고 "그냥 내려놔"를 반복해 외치는 곡인데 더이상 욕망이나 타인의 희망사항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겠다는 내용으로 들린다.

전역 직후 "내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빈지노의 인터뷰 답변이다. 더이상 불필요하게 주위 사람이나 팬들을 만족시키고자 무리하지 않고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나를 좋아해달라고 구걸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 구걸을 하는 순간부터 불행해지더라고요. 그래야지 삶이 재밌지 않겠어요?
<Always Awake>를 사람들이 지금까지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아 그런 노래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 자꾸 되지도 않는 말을 지껄이는 나 자신을 보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그 작업이 되게 불행해지긴 해요. 그래서 사실 어쩌면 팬들이 나한테 뭘 원하는지는 그냥 평생 모르는게 나을수도 있어요.

그래서 난 빈지노가 스웨덴으로 떠난 후 힘을 빼고 사운드클라우드에만 공개한 곡들이 예전 대표곡들보다 더 좋다. 너무 더워지기 전에 스웨덴에서 작업한 앨범인 <노비츠키>를 내놓겠다고 했는데. 빨리 더워졌으면 좋겠다. 노비츠키의 선공개곡인 <Trippy>를 들으며 글을 맺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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